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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30529 첫 우중런

devBB 2023. 5. 2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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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 우중런을 기록하기 위해 오랜만에 일기를 쓴다.
 
정확히 말하자면 단순히 우중런을 기록하기 위해 쓰는건 아니고
우중런을 하면서 느낀 감정이 새롭고 신기해서 일기를 쓰게 됐다.
 
2023년 5월 28일(토) 어제 처음으로 비가 오는데 운동복을 입고 나가서 달리기를 해봤다.
 
비가 안 올 때 달리기를 시작해서 중간에 내린 비를 맞으며 끝까지 달려본 적은 있다.
하지만 비가 쏟아지고 있는데 달리기를 시작한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LSD 이긴 했지만 60분 넘게 뛴 것도 처음이었다.
 

생애 첫 우중런 && 첫 80분 달리기 (+ 앞뒤 5분 걷기)

 
달리기를 시작한 초반에는 빗물을 얼굴로 맞는게 너무 불편해서
그냥 집에서 쉴걸, 모자라도 쓰고 올걸, 버즈에 비닐이라도 씌울걸 등 후회만 했다.
 
근데 신기하게도 겨우 2바퀴 정도(약 660m) 달린 시점에 비를 맞으며 달리는게 적응이 되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하면 된다' 등의 말은 수없이 들어왔지만
그 말의 의미를 몸으로 직접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심지어 약 절반가량(40분 쯤) 뛰었을 때 지금 이 달리기가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이상하게도 혼자 미소를 지으며 듣고 있던 노래를 따라 부르기까지 했다.
(Bruno Mars - Calling All My Lovelies)
 
결국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쉽고 재미있게 80분 우중런을 마칠 수 있었다.
 
 
빗 속을 달려본 것도 나에게 큰 의미가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LSD 를 제대로 해 본 것이 훨씬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어제 이전의 나는(어제의 LSD 를 제대로 경험해보기 전의 나)
오래 달리기를 잘하려면 더 빨리, 더 헐떡거리면서 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제 제대로 LSD 를 경험해본 결과 여유를 가지면서 달리기를 즐길 수 있게 됐고
그 즐거운 경험으로 인해 내가 앞으로 더 오래 달리기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기적인 오래 달리기 시간 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 장기적으로 오래 지속)
 
 
달리기를 제대로 시작한지 이제 3년이 갓 넘었다.
 
단순히 달리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내 몸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고(호흡, 심박, 움직임),
배경으로만 치부해온 자연의 장관(특히 날씨)을 곱씹으며 즐길 수 있게 됐다.
 
 
누군가 나에게 인생을 더 즐겁게, 의미있게 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냐고 물으면
나는 다음의 3가지를 답할 것이다.
① 달리기 ② 글쓰기 ③ 독서
여기서 달리기가 1순위인 것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인생에 쉬운 것은 없고 진정한 행복은 고난 속에 숨겨져 있다.
고난을 피하고 쉬운 길만 택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니 타인이 구태여 관여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것 또한 본인이 선택한 것이니
부디 불평불만 하지 말고 본인의 선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미래의 나에게 조언하는데
가능한 어려운 길을 택하고 그 길에서 성취와 보람을 경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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