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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를 기점으로 2023년이 가고 2024년이 시작되었다. 작년 한 해는 새로운 도전도 하면서 나름 바쁘고 착실하게 잘 보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작년 결산을 하거나 새해 목표를 세우는데, 개인적으로 과거에 대한 기억은 희석되거나 과장되고 미래에 대한 기대는 지나치게 낙관적이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런 것보다는 365일 중 1일에 불과한 오늘 하루, 1월 1일 새해 첫 날을 어떻게 보냈는지를 되돌아보기로 했다.
 
 우선 2023년 12월 31일 밤에 10시 30분 쯤 잠든 것 같다. 그리고 깨지 않고 푹 잘 잤고 8시 쯤 알람없이 개운하게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카톡을 확인해봤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12시, 1시, 심지어 2시까지 자지 않고 새해 인사를 보내준 것을 보았다. 단체방을 통한 인사 뿐이었지만 고마운 마음이 가장 먼저 들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뭔가 대단히 잘못되고 있다는 위화감이 들었다. 그들은 수면 부족으로 인한 가속 노화를 전혀 걱정하지 않는건가? 깨어있는 시간에 느끼는 피곤함은 현대인이 느끼는 당연한 상태인걸까? 늦잠을 자고 하루를 늦게 시작해서 하루가 빨리 가버리는게 아쉽지 않은걸까?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슬슬 타고난 체력과 정신력이 바닥날 시기가 된 것 같은데.. 한 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확실하게 깨달았는데, 본인이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면 대중들과 정반대로 살면 된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정신을 차린뒤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답장을 빠짐없이 보냈다.
 
 신정 연휴를 본가에서 보낸 덕분에 오전 시간은 가족들과 보낼 수 있었다. 엄마가 끓여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떡국을 먹었고, 가족들과는 약간 아쉬울 정도의 적당히 짧은 시간을 보낸 뒤 11시 쯤 집에서 나왔다.
 
 오늘같은 휴일에는 매우 당연하게도 여자친구와 보낸다. 예전에 본인은 여자친구와 주 1회만 만난다면서 뭔가 본인이 우위에 있다는 것을 자랑하는듯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닥 좋게 보이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리고 그런 만남의 결말은 하나도 빠짐없이 결실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물론 나도 과거에 그랬던 적이 있고 최근에도 이따금씩 온전히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쩌다 그런 시간을 보내고 나면 뭔가 가슴 한 구석이 비어있는듯한 공허한 느낌이 든다. 기안84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인생84에서 얘기한 것처럼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다른 감정과는 결이 다른, 고통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여자친구와는 안 가본 곳과 가봤던 곳을 적당히 섞어가며 소소하지만 즐거운 데이트를 했다. 날씨가 좋아서 같이 달리기를 하면 좋았을텐데 여건 상(나의 준비가 부족했던 탓) 함께 하지는 못했고, 일찍 헤어진 뒤 각자 저녁을 먹기 전에 달리기를 했다. 오늘 달리기는 59분 LSD(Long Slow Distance)였다. 달리면서도 LSD라고 느끼며 매우 편하게 달리기를 했는데, 베가베리 러닝센터에서 자세를 교정한 덕인지, 푹 자고 휴식을 잘 취한 덕인지 생각보다 빠른 페이스로 편하게 달릴 수 있었다. 앞으로도 부상없이 오래오래 달릴 수 있도록 자세를 지속적으로 교정하면서 바른 자세로 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달리기를 마친 후에는 밀린 집안일을 하고 개발자로서 해야 할 블로그 포스팅을 하나 한 뒤 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다. 오늘 저녁 시간에 했던 달리기, 블로그 포스팅, 일기쓰기는 솔직히 말하면 전부 하기 싫었다. 정확히 말하면 싫었다기 보다는 귀찮았던 것 같다. 하지만 하기 싫었던 것을 모두 하고 나니, 내 육체와 정신이 모두 단단해진 느낌이 들었고, 이런 것들이 쌓이면서 건강한 사람이 될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뿌듯해졌다.
 
 만약 내가 앞서 언급한 것들을 하지 않고 유튜브를 보면서 저녁 시간을 허비했거나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보내지 않고 혼자 빈둥거렸다면 어땠을까. 다른 건 몰라도 지금 느끼는 이 보람차고 충만한 기분은 절대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 보내고 있는 1초가 모여서 1분이 되고, 그 1분이 모여서 1시간이 되고, 그 1시간이 모여서 1일, 1달, 1년이 되고 그것이 그 사람의 인생이 된다. 그러니 과거나 미래에 얽매이지 말고 그냥 본인이 생각하기에 하고 싶거나 해야 할 것 같은 일이 있다면 그냥 지금 하면 된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여러분은 오늘 하루는 어땠습니까? 2024년 일 년을 오늘 하루처럼 보내게 된다해도 만족하겠습니까? 개인적으로 저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하루였고 1년을 이렇게 보낸다고 해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 글을 읽는 사람들(미래의 나 포함), 부디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대화하며 소통하고, 몸을 움직이고 운동하고, 읽고 쓰고 회고하면서 하루를 보내길 바랍니다. 그 하루가 모여 인생이 됩니다. 후회와 미련으로 가득찬 인생을 살고 싶지 않다면, 내일로 미루지 말고 오늘 당장 실천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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